재미있는 생물이야기

 
자연교실 | 재미있는 생물종 이야기
 
작성자 서정수박사 조회수 3761
제목   귀화식물 관찰법
 
1. 귀화식물이 들어오게 된 이유
귀화식물이란 외국으로부터 들어온 외래종 식물 중에서 그 곳의 기후풍토에 적응하여 산야에 자생하고 있는 식물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이러한 귀화식물에 대하여 원래부터 그 곳에 자생하여 번식해 온 식물을 재래식물이라 합니다. 지금은 전국 어디에서나 흔히 자라고 있는 아까시나무, 잔디밭은 망치는 토끼풀, 개울가나 길둑 옆에 흩어져 있는 달맞이꽃, 망초, 코스모스 등등은 예전에는 우리나라에 없었던 식물들입니다. 그러니까 이들은 의심할 나위 없는 귀화식물들입니다. 아까시나무는 과거 개화기(改化期)에 일인들이 우리나라에 철도를 부설하면서 철로를 깔기 위하여 새로이 쌓아올린 노변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막기 위하여 중국 대륙을 거쳐 들여온 것이라 합니다. 당시에 그들이 아까시나무 대신에 싸리나무나 한지의 원료가 되는 닥나무 따위를 철도변에 심었더라면 지금처럼 아까시나무로 해서 속을 썩이는 조림가들은 없을 것입니다. 또, 토끼풀은 외국에서 유리 기구를 들여올 때에 포장의 틈을 채우기 위하여 사용했던 건초(乾草)속에 섞여 온 종자가 퍼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이외에도 애기똥풀, 돼지풀, 양민들레, 다닥냉이, 개비름 등등의 많은 외래종 식물들이 어느 틈엔가 살며시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뿌리를 내리고 귀화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들 귀화식물이 갑자기 불어나기 시작한 것은 해방 이후부터라고 생각됩니다.

2. 우리나라에서의 번식 상태
해방과 더불어 외국과의 교류가 빈번해짐에 따라 우리나라에는 많은 외국문물이 쏟아져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외국의 다양한 인종과 상품, 서적, 언어, 풍습 등이 갑작스럽게 밀어닥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의 고유한 언어에 외래어라는 씨앗을 뿌렸고, 우리의 산야에는 달갑지 않은 외래종의 씨앗을 흩어놓게 하였습니다. 이들 귀화식물 가운데에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목초지 조성용이나 원예용, 조경용 등으로 우리 자신이 들여왔던 식물이 차츰 흩어지기 시작하여 자생상(自生狀)으로 된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외국으로부터 오는 화물의 포장등에 묻어 들어온 것들입니다. 그러나, 외래종 모두가 귀화식물로 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더구나 새로운 토지에서 곧 분포를 넓히는 것도 아닙니다. 달맞이꽃이 현재 거의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있고, 토끼풀이나 망초, 개망초 등도 이에 못지않은 분포역(分布域)을 가지지만, 애기똥풀 같은 경우에는 아직도 민가 근처나 산야의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한 곳에 한하여 국한분포하고 있습니다. 또 근자에 화분병(花粉病)의 원흉으로 잘 알려진 돼지풀은 일종의 파이어니어 식물이어서 지표에 다른 식물이 덮이지 않은 곳에서만 번성하는 종류이므로 요즘처럼 제초제를 이용하는 염농방식이 성행하지 않았더라면 아마 쉽게 그 분포역을 넓혀가기가 어려웠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귀화식물의 침입, 정착, 확산은 인간의 활동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즉, 외국과의 물질교류에 따라 침입하고, 인간의 간섭에 의하여 정착하며, 인간의 발길을 따라 퍼지게 됩니다. 이런 점에서 귀화식물의 많고 적음은 바로 한 지역의 도시화, 또는 산업화의 척도라고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인간이나 물질의 교류가 빈번하고 인구가 밀집된 지역 또는 매립지나 공장지대로 조성된 지역 등, 자연이 파괴된 지역일수록 귀화식물이 많고, 숲이 들어찬 산간이나 초지가 잘 보존된 시골 등, 자연환경이 좋은 지역일수록 귀화식물이 적음을 두고 하는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3. 외국의 예
세계 어느 나라 보다도 짧은 기간에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한 나라, 일본의 경우에는 귀화식물이 자생식물의 약 10%정도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나라에서는 귀화식물의 문제가 실로 심각한 지경이라는 것입니다. 토쿄에 있는 일본의 자연교육원의 입구에서부터 제법 우거진 숲을 보고, 도심지에 이만한 숲을 남겼구나 하고 자못 놀랍니다. 그러나, 이 교육원에서 가장 자랑으로 여긴다는 자연림 구역을 돌아보고는 다시 한 번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본의 자연림을 보여주기 위한 곳이라고 하는 이 구역에 외래종인 종려가 곳곳에 자라고 있고, 심지어 어느 부분에서는 이 종려가 상당한 면적에 걸쳐 자생상의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안내하던 이 교육원의 관리 책임자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었더니 그의 대답이 모두가 새들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즉, 인근 주택가 정원에 심어진 종려의 씨를 새들이 물고 와서는 이곳에 퍼뜨린 것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한 것인데, 이제는 이들을 제거하고 보식(補植)을 하자니 인공림이 될 것 같고, 그냥 두자니 불원간에 전체가 종려의 군락으로 될 것 같아 현재 그 대책을 세우고 연구중이나 이렇다 할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 일본 시리도꼬 반도의 어떤 곳은 과거에 조릿대의 군락이었으나 인근에 있는 호수에 사람의 왕래가 잦아지기 시작하면서부터 귀화 식물인 개망초가 무리를 이루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귀화식물의 정착 확산에 대해서는 무엇이거나 식피(植被)를 이루고 있으니 걱정할 것이 못되며 내버려두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문제는 무엇이 바람직한 것인가 하는데 있습니다.

4. 귀화식물과 재래식물과의 관계
한 지역에 어떤 귀화식물종이 침입하여 이 곳에서 재래의 식물종을 축출하고 순 군락을 형성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경우 일견해서는 식물의 집단 방위가 작용하여 서로 의지하며 잘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종의 식물은 같은 생활요구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함께 자라고 있으며 그 사이에 격심한 경쟁이 일어나게 마련이고, 만약 해충의 발생 등, 이 종이 불리한 어떤 환경에 처하게 된다면 이 군락은 일시에 멸망하게 되고 마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군락은 생태적 안정성의 면에서나 생산성의 면에서나 결코 바람직한 경우라고는 볼 수가 없습니다. 반면에 우리가 인간간섭이 적은 야외의 숲이나 풀밭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보다 많은 종류의 식물들이 함께 어울려 자라고 있을 때에는 비교적 안정된 상태라고 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경우 함께 살고 있는 종류 모두가 서로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개중에는 바야흐로 상대편을 쫓아내려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종류도 있고, 사이좋게 공존공영하는 종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전체적으로는 나름대로 적당히 균형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인간 간섭과 같은 외적 작용이 가해지지 않는 한 귀화식물 등, 다른 어떤 종류의 종자가 이 곳에 날아와 떨어진다 해도 여기에 정착하는 율은 매우 낮습니다. 자연 상태가 잘 유지된 곳일수록 외래종의 귀화율이 낮은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귀화식물로 인해서 야기된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방심할 수 있는 형편은 결코 못됩니다. 환경부에서는 이러한 외래종 식물 중 인간이나 자연생태계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종을 위해 외래동식물로 지정하였습니다. 이 중에는 돼지풀과 단풍잎돼지풀이 알러지를 일으키기 때문에 위해 외래식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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